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GDP 대비 수준이 높고 증가 속도도 가파른 이유를 두고 그동안 여러 분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 보고서는 그 원인을 ‘인구 구조 변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어느 정도의 부채 증가는 자연스럽지만, 우리나라처럼 장기간 가계부채가 꾸준히 늘어난 사례는 드물어 원인 규명이 필요해졌습니다. 아래에서 증가하는 가계부채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꾸준히 증가하는 가계 부채
2004년부터 2020년까지 20년 간 추이를 보면 금융위기 등 일부 예외적인 시기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보통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많아지면 금리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같은 기간 실질금리는 오히려 하락세였습니다. 이는 대출 수요 못지않게 빠르게 저축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돈을 맡기는 공급이 크게 늘면 금리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연구들은 소득이나 자산의 불평등을 가계부채 장기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부유층이 소득의 일정 수준까지만 소비하고 나머지를 저축하면, 이 돈을 자산이 적은 계층이 빌려 쓰면서 부채가 늘어난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미국 사례에서는 맞긴 했지만 최근 10여 년간 우리나라와 여러 국가에서는 자산 불평등이 더 악화되지 않았음에도 부채가 늘어난 현상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새 보고서는 오히려 ‘저축 동기 확대’가 부채 증가의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저축 동기 확대
이 저축 동기를 키운 요인으로 기대수명 증가와 저출생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가 지목됩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노후 대비 필요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자산 축적 욕구가 높아집니다.
고령층은 이미 주택 보유율이 높고 금융자산을 선호해 예·적금에 돈을 맡기게 됩니다. 이는 자금 공급 확대, 즉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반면 청장년층은 남은 기간이 길어 주택을 자산 축적 수단으로 보고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합니다. 이로 인해 청장년층 비중이 높을 때는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반대로 저출생으로 고령층 비중이 높아지면 부채는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대수명이 1년 늘어날 때 GDP 대비 가계부채는 4.6% 포인트 증가하고, 청장년층이 1% 포인트 줄고 고령층이 같은 비율 늘면 가계부채는 1.8% 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데이터에 적용하면 기존의 자산 불평등이나 금융규제 수준보다 인구 구조 요인이 부채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향후 전망도 흥미로운데, 지난 20년 동안 기대수명은 약 6.5세 늘었지만, 앞으로 20년간은 3.5세, 45년간은 6.4세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초고령화가 진행되면 부동산을 통한 자산 축적 수요는 줄고, 금융자산 중심의 저축은 늘어나면서 가계부채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가계부채를 총량 목표로 관리하는 방식은 효과가 낮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대신 상환 능력과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관리해야 하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같은 실효적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금자리론이나 전세자금대출 등 일부 정책금융의 예외 조항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한편,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상반기만 해도 8개 글로벌 IB의 평균 전망치는 0.9%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1.0%로 올라섰습니다. JP모건은 0.5%에서 0.6%, 최근에는 0.7%로 상향했고, 골드만삭스는 1.1%에서 1.2%, 씨티은행은 0.6%에서 0.9%로 조정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상반기까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봤던 경기 전망이 조정된 결과로 보입니다. 하반기 들어 미국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고, 정부의 재정 부양 효과가 나타나면서 당초 예상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입니다. 한국은행도 오는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인데,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상 증가하는 가계부채에 대해 전해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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